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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2월 11일 현재 네이버 영화순위 15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 작품은 특히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를 두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2002년 당시 개봉했을 때에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와 봤던 이유도 있고...
뭔가 한없이 순수해지고 싶은 그런... 어린 날의 동화를 보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6년이 지난 지금 첫 부분의 터널 너머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 거리를 보며...
영화를 봤던 당시 일산의 느낌과 비슷하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그 땐 너무 거리가 썰렁했는데...
(지금은 굉장히 번화했다고 하던데 안가본지가 너무도 오래되었네. 어떨까나...? ^^)

어머니께서 깎아주신 사과와 배를 먹으며...
보면서 기억에 남는 대사들을 조금 적어 놓아봤다.

하쿠 "싫다던가, 돌아가고 싶다던가라고 말하고 싶어질 때도 있겠지만 일하고 싶다고만 말하는 거야. 괴로워도 참고 기회를 기다리는 거야. 그렇게 하면 유바바(湯婆婆)도 손대지 못해"

거미할아범 "손을 댔으면 끝까지 해!"

하쿠 "이름을 빼앗기면 돌아갈 길을 알수없게 돼."

제니바 "부모님의 일도 남자친구 용의 일도 스스로 할 수 밖에 없어"

특히 과감한 생략, 아기자기한 캐릭터의 망라, 세계관의 완벽한 조화, 상상을 초월한 아이템들, 다소 어색한 감은 보이지만 나름 괜찮은 CG, 왕방울만한 눈물방울이 매우 인상 깊었다. ^^

쿠쿠... 아무튼...
이 작품은 아마 주제설정에 있어 꽤 여러가지를 생각했던 흔적이 나타난다.
(사실, 좋은 설정과 이야기만 쓰고 싶었는데... 이미 다른 곳에서 다 논해버린 거다. lol)

부패신에게서 난데없이 자전거를 비롯한 산업사회의 쓰레기가 나오는 장면이라든지,
그리고 치히로가 기억한 것은 하쿠의 잃어버린 이름이 아니라 단지 강의 이름이었는데... (등등 많지만 생략 ^^)

하지만 영화는 여기에 얽매이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어 버린다. 더 파고들지 않고...
동화같은 그리고 너무도 아기자기한 캐릭터에 빠진 관객들은 더이상 따지려 들지않을테니까 ^^

그리고, 이 작품이 어떻게 해서 나왔을까 한 번 생각해봤다...


오래전 친구를 만났다.
그것도 아주 우연히 서로 알아 본 것.

얼굴은 기억이 나는 것 같은데...
그리고 예전엔 굉장히 친했었는데...
그런데 이름이 생각날듯 말듯... 그런데 갑자기 그가 내 이름을 기억해 내고 불러 준다...

하지만 난 기억이...
아... 뭐랄까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 밀려온다...
나도 인사를 하며 반가움에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넨다.

뭔가 할 말이 생겼을 때,
마침 그가 고개를 잠시 돌렸고...
난 차마 달리 부를 수가 없어 나를 향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렇게 반가워하는 그의 얼굴에 차마 이름이 뭐였냐고 물을 수가 없다...

아.마.도.~ (빵상 아줌마의 가끔씩... 정도의 느낌이랄까나?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이런 일을 몇 번 겪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웃음)

그리고는...
하쿠는 센의 이름을 기억해 준 소중한 사람이라는 설정으로 시작을 하는 것... 케케케... ^^;;;

그러고보니... 나의 경우
어려서 이름쓰는 걸 매우 즐겨서...
내 교과서의 앞 뒤엔 내 이름이 가득했다. ^^

다른 친구들처럼 국어책을 복어 등으로 바꾸거나...
교과서 안의 "ㅇ"이나 "ㅁ"부분을 까맣게 채워넣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어린나이에도 왠지 유치해보였다. ㅋ)

그리고 중학교 1학년때부터 필기체 연습한다고 모든 영어숙제를 필기체로 썼다.
교과서나 노트 표지를 넘긴 첫장에는 무조건 나의 이름을 그 필기체로 쓰곤 했었지... ㅋㅋ
(필기체를 연습해서 득을 봤던 것은 중1 시험때 반 애들 대다수가 틀린 I의 필기체형을 맞춘 것 정도?)

이정도로 내 이름 쓰기를 즐겨 했던 것 같다. (나의 성은 참 마음에 안들었었지만...)


근데...
요즘 내 이름을 썼던 게 언제였더라... lol
약 일주일 후에 볼 시험접수를 위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게 전부...?
아... 좀더 소중히 해야겠는걸... 그리고 내 이름 뿐 아니라 내 주변의 사람 이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겠다^^

어휴...
글이 길어졌는데...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액땜하는 제스쳐가 특이해서 한 컷 캡쳐한 거 하나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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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땜을 해 봅시다. ^^ (바쁜 관계로 화질도 편집도 꽝;;)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와 상통하는 아주 저명한 시를 읊어야지...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 김춘수의 시 "꽃" -

훗... 가끔 너의 이름을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곧 매일 부를 날이 오겠지? ^^


* 첨부파일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대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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