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일하던 회사에 있을 때 일이다.
상무님이 한 분 계셨는데 그 분은 날 처음 볼 때부터해서...
뭔가 심도있는 얘기가 오갈 때마다 입버릇처럼 꺼내신 말이 있다.

"한의대를 갔어야 했는데..."

그 분을 잠시 소개할 것 같으면...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우리 상무님은... 어릴땐 우리 나라에서 처음 들여왔을 때 일반에서는 꿈도 못꾼 라면을 먹으며 자랐을 정도로 부유했지만(62년생이심... ^^) 이후 아버지의 사업체 부도와 사망으로 생활이 어려워졌다. 이후 서울에 올라와 학비 외엔 혼자서 모든 것을 꾸려내어 대학을 졸업한 후 바로 구직을 하여 여러군데 붙었고 그 중 연봉이 제일 높았던 제일 잘 나가는 증권사에 입사(SK의 전신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 그리고 지점장까지 한 이후 퇴사하여 (내가 다니던) 무역회사의 이사를 거쳐 상무로 발탁이 되신 것.

(얼마 전 미래에셋이 절정으로 잘나가던 시절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를 출간했던 박현주 미래에셋 사장도 지점장 출신이니 그보다 못하지는 않은 거라 생각된다.)

사장님은 주로 중국에 계셔서 눈치볼 일도 없고... 출퇴근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으며 자기보다 나이많은 사람들을 이사로 거느리고, 주말도 아닌 평일에 골프와 벗하시는 그 분이 뭐가 그렇게 아쉬운 걸까?

그러니까 그 분 말씀은...
당시에 알아주지도 않던 한의학과가 지금은 이렇게 될 줄은 알았겠느냐...
나는 지금껏 모든 것을 혼자 해왔는데 (선견지명이 있는) 누군가가 조언을 해줬더라면... 하고 아쉬워 하는 것.

물론 내가 보는 관점과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온 분의 관점에 차이는 분명 있겠지만...
아마도 골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한의사가 그렇게 빵빵하고 잘 나가는 모양이다...

하긴, 한의대... 나 역시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고...
국내에선 경희대 한의학과가 제일 합격선이 높다는 것 쯤도 알고 있다.

그리고 아래는 모 해설위원의 약력.
굳이 그의 이름으로 검색을 하지 않아도 쓰는 그의 칼럼엔 언제나 아래의 소개가 붙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슬링에 박식한 어떤 분의 프로필. 다들 아실거라 생각하지만 모자이크? :)


소개 중 한자가 있는데... 이건 "觀(볼 관)"이다. 한자가 찌그러져있어서 한참 보고서야 알았다 ㅋㅋ

아무튼 요즘은 스포츠 해설도 말이지...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이 시대에 건축회사, IT회사를 거치고, 그것도 생물쪽 전공을 해 놔야 지원자격이 되는 '의대 편입'도 거치고 그마저 모자라서 요즘 40~50대도 너도나도 지원한다는 '한의대'에 들어갈 정도는 되야~ 인터넷에서 설치는 '키보드 워리어' 쯤은 가뿐하게 밟아주고 시작할 수 있는 모양이다... (웃음)

이건... 까는게 아니라... 일종의 시기 1/4 + 부러움 1/4 + 의구심 1/4 + 회의감 1/4 이다...

남들이 하지 못해 안달인 것들만을 거쳐온 그에게 부러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해설이라는 직업도 맡으며 함께 일궈온 그가 시기의 대상이 되는 건...
모든 것을 "올 인"하고도 패배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이 와중에 의구심이 드는 것은 과연 저렇게 거쳐온 것이 지엽적이지 않은 글에 무슨 도움이 될까는 생각.
그리고 회의감이 드는 것은 어쩌면 인생의 코스를 정하질 못하고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었을 저 약력이 지금 우리의 관점에서는 대단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이런 현실 (왜~ 혹시 알아주지는 않더라도 이보다 더 열심히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쓰고보니 쓸데 없는 생각이지만은 않지만...
나도 저정도는 있어야 후자의 두 감정을 논하기가 수월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써 놓는 거라는 생각을 한다. 좀 더 나은 관점과 "환경"에서 추후에 논해보려고... ^^

요즘은...
로스쿨이 말이 많은 시대...
인원책정이니 뭐니 말도 많고...
삼국대를 드디어 통합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국민 일인당 변호사 비율이 너무나도 적어 이렇게 한다는데...
88년생으로 추정되는 학생(?!)의 리플도 이런 게 나돌을 정도니 그 관심을 알만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하하하....



이젠 로스쿨로 인해...
고시시절만큼이나(물론 지금은 고시가 아니라 사법시험이다. 인원도 예전처럼 소수정예도 아니고...)
변호사들이 평가받고 수입이 짭짤한 시대는 지났다고들 하지만 로스쿨 등록금이 몇천만원대로 예상되기 때문에 꼭 그렇지만은 않을 듯하다...

ㅋㅋ 어찌되었건...
이제는 대세여서 그곳에 가는 게 아니라...
정말 정의를 사랑하는 자(이런 말을 하자니 마음 한 켠이 간지럽긴하다...)가 그곳에 있어야 하고...
정말 우리 사회의 질병을 뿌리 뽑고자 하는 자가 그곳에 있어야 하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

무엇보다도 자기가 선택한 그 길이...
이후에 돈이 되고 안되고로 평가받는 이런 슬픈 세상은...
우리의 다음 세대에는 이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꼭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는다~ ^^

갑자기 중학교 1학년 때 국어 교과서에 실린 글이 생각났다.

집에 친구를 소개하려 하는데 부모님은 어떤 애인지는 묻지않고
그 집은 얼마나 크니? 자동차는 뭐니? 부모님은 뭐하시니? 아마 이런 거였을듯?
어릴 땐 코웃음쳤지만... 나도 이처럼 홀연히 변하고 있다... 자각을 늘 하고 있어야지...

마지막으로 아래는 다음에 엊그제 기사로 올라왔던 글.
논쟁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게 우리 시대를 대변하는 것 같아서 올리고 싶었다. ^^



근데... "실패로 막을 내리다"는 제목... 그만큼 아버지의 관심이 있는 거겠지만... 이건 아니지... 쿠니미님이라면 이런 얘기 안하셨을거라는 생각이... ^^

+ Recent posts